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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tain_wall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Bumhee Lee

Updated: Jan 30, 2023



Curtain_wall은 범희건축을 오픈 하자마자 시작한 프로젝트로,

기존 1층 대형 공장형 창고를 스마트팜 재배 시설 및 오피스로 증축하는 리모델링 프로젝트였어요.


현장은 경기도 광주 곤지암 부근 산지에 자리 잡은 공장 지대 였습니다.



클라이언트 첫 미팅을 위해 차를 타고 오는 길은 비 포장 도로에 크고 작은 공장들이 대부분이었죠.

무언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래도 도심지와 떨어져 있고, 공장들이 밀집된 동네다 보니 쾌적한 느낌은 아니었어요.




현장에 도착하여 기존 건물을 보았는데, 첫인상은 특별하지 않은, 아주 기본적인 공장형 창고였어요.

내부에는 좁고 긴 세로창과 작은 쪽창의 통짜 구조 건물이었답니다.


클라이언트는 임대용 창고로 사용하던 이 건물을 스마트팜과 사무실로 활용하고 싶어 했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여러번 미팅을 통해 이 프로젝트에 중요한 포인트를 세가지로 추려보았는데요.



먼저, 현장이 비록 곤지암 산자락이지만 경기도권에서는 나름 서울과 근접한 스마트팜 시설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경기도 광주에서 어떤 상징성을 갖을 예정이며,(실제 광주시와의 협의가 있었다고 해요)

이에 대한 외부 홍보가 가능하도록 공간적인 포인트가 필요했습니다.



두번째는 앞으로 스마트팜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주방, 회의실, 사무실 등등 효율적인 공간 배치가 필요한 점이었어요.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상품을 활용하여 샐러드 매장 등 다양한 B2C 브랜드를 런칭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사무실 내에 메뉴 개발 등을 위한 주방 공간과 외부 손님들을 모시고 진행할 회의실 등의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창고'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곳에 위치할 스마트팜 시설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죠.

도심지에서 떨어진 이 곳에 근무하러 오는 직원 분들이 하루 종일 삭막한 공장에서 일을 한다고 상상하면 너무나 우울할 것 같았어요.





다행히 건물 뒤쪽으로 작은 산이 있고, 그라운드 레벨의 넓은 부지는 인근에 다른 공장시설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었어요. 스마트팜 시설은 건물의 1층, 사무실은 2층에 배치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사무실에서는 산을 볼 수 있는 뷰가 나올 수 있었죠.


이 점을 활용해서 사무실에는 가로로 긴 통창을 내기로 했습니다. 구조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최대한 큰 창으로요.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채광이 듬뿍 들어오는 사무실이 되는 것이죠.






이 프로젝트에서는 공간 배치가 전체 공간의 정체성을 만드는데 매우 중요했어요.


특히 사무실에 꼭 필요했던 주방은 메뉴 개발을 위해 집중하는 분절된 공간이기도 하면서, 직원들 혹은 외부 손님들과 메뉴를 논의할 수 있는 미팅의 장소가 되어야 하기도 했지요.


주방이 업무 공간과 분리되면서도 때로는 합쳐져 경계가 허물어지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고안한 것이 커튼을 활용한 미팅 공간이었습니다.


창가 쪽에 배치된 개인 업무 공간과는 다르게 미팅 공간은 매우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사적인 미팅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커튼을 열고 닫으면서 이벤트 공간, 쉬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이지요.


업무의 영역이 빠르게 변화하고 확장하는 회사의 특성 상 직원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였기 때문에 미팅 공간은 전체 공간의 중심에 위치하며 소통의 창구가 되는 핵심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스마트팜 시설을 보면 조명에서 핑크 빛이 나오는 것을 보실 수 있어요.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를 생각했어요. 바로 이 핑크빛 조명인데요.


삭막한 회색 빛 공장의 외관에서 핑크빛 조명이 새어 나오는 것이 대조적이면서도 재밌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죽어있는 공장 건물에 스마트팜이 들어오면서 생명력을 갖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 부분을 살리기 위해 건물 입구에 공장 쪽으로 큰 창을 내어 스마트팜의 일부를 개방하는 옵션을 제안하였고

클라이언트도 흔쾌히 수락해주셨어요.





오피스 공간에도 이러한 생동감을 갖게 해주는 포인트 컬러로 스마트팜의 '핑크'를 사용하였는데요.


기본 파티션과 목재 가구를 라왕 합판으로 제작하였기 때문에 라왕합판의 색상과 어울리는 핑크톤의 커튼을 적용하였습니다.

라왕 합판의 색상과 어울리는 핑크톤이라.. 이 커튼을 찾으러 동대문의 커튼집은 모두 갔던 것 같아요.



커튼 뿐만 아니라 회의실 의자도 핑크톤으로 구성하였어요.





클라이언트의 오피스에는 사람을 참 좋아하는 고양이 한마리가 살고 있어요.



주변을 서성이던 길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고 계신다고 하네요.

고양이가 사무실 이사 전에는 비좁은 사무실에서 살다가, 리모델링 된 넓은 사무실로 이사온 후로 마음의 안정이 생긴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





공사 후 가끔 안부 차 사무실을 방문하면 핑크빛 커튼이 고양이 발톱에 뜯겨져 있어서 슬프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 또한 애정이라 생각하며,

고양이와 클라이언트, 직원들 모두 만족하며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뿌듯하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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